6회: 셈 — 바벨의 제국과 셈의 장막
1. 본문과 인물
셈 (창 9-11장)
노아의 아들 셈의 이름은 그 자체로 ‘이름(Name)’이라는 뜻입니다. 대홍수 이후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지만, 곧바로 바벨탑 사건(창 11장)이 일어납니다. 이 시대의 중심적인 화두가 바로 ‘이름’이었습니다. 셈은 인류의 조상이 된 세 아들(셈, 함, 야벳) 중에서도 여호와 신앙을 이어가는 셈족의 조상이 되며, 구원사의 주류를 형성합니다.
2. 믿음의 장면
방주에서 나와 포도 농사를 짓던 노아는 포도주에 취해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눕습니다. 이 수치를 본 함은 밖으로 나가 형제들에게 떠벌렸지만, 셈과 야벳은 달랐습니다.
“셈과 야벳이 옷을 가져다가 자기들의 어깨에 메고 뒷걸음쳐 들어가서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덮었으며 그들이 얼굴을 돌이키고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아니하였더라” (창 9:23)
이 작은 행동의 차이가 엄청난 영적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셈은 타인의 허물과 수치를 드러내지 않고 은혜로 덮어주는 자였습니다. 노아가 깨어난 후 셈에게 내린 축복은 셈 개인의 복을 넘어, 구속사 전체를 꿰뚫는 선언이 됩니다.
“또 이르되 셈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가나안은 셈의 종이 되고 하나님이 야벳을 창대하게 하사 셈의 장막에 거하게 하시고…” (창 9:26-27)
하나님 자신이 ‘셈의 하나님’으로 불리시며,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로 ‘셈의 장막’이 지정됩니다.
3. 동시대 조명: 니므롯 — 이름을 내려는 자
셈이 살아있는 동안 세상에는 강력한 영웅이 등장합니다. 바로 함의 손자인 ‘니므롯’입니다.
“구스가 또 니므롯을 낳았으니 그는 세상에 첫 용사라 그가 여호와 앞에서 용감한 사냥꾼이 되었으므로… 그의 나라는 시날 땅의 바벨과 에렉과 악갓과 갈레에서 시작되었으며” (창 10:8-10)
니므롯은 사냥꾼이자 제국을 건설한 자였습니다. 그가 세운 바벨(Babel)에서 사람들은 모여 이렇게 외칩니다.
“또 말하되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창 11:4)
스스로 ‘이름을 내자’고 외친 바벨의 제국 vs 하나님이 그 이름(‘셈’)의 하나님이 되어 주신 셈의 장막. 이것이 홍수 이후 세대의 극명한 대조입니다. 니므롯으로 대표되는 세상은 자신의 힘과 업적으로 이름을 높이려 했지만, 하나님은 아무런 업적도 자랑하지 않은 셈의 장막을 택하셨습니다.
4. 그리스도를 향하여
‘셈’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이름’입니다. 바벨의 사람들은 탑을 쌓아 “우리 이름을 내자”라고 반역했지만, 그들의 이름은 결국 흩어지고 잊혀졌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무명의 삶을 살며 아버지의 허물을 덮었던 셈을 선택하셔서 그의 장막에 거하시기로 하십니다. 이 약속은 셈의 후손인 아브라함과 다윗을 지나, 마침내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장막을 치심(요 1:14)으로 완전하게 성취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빌 2:9)이십니다. 스스로 이름을 높인 자들은 무너졌으나, 자기를 비워 십자가까지 낮아지신 분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이름이 주어졌습니다.
5. 묵상 질문
- 나는 세상의 탑을 쌓아 ‘나의 이름’을 내려고 애쓰고 있습니까, 아니면 내 삶의 장막에 하나님의 이름을 모시고 살아가고 있습니까?
- 다른 사람의 수치와 허물을 보았을 때, 나는 함처럼 폭로하는 자입니까, 아니면 셈처럼 겉옷으로 덮어주는 자입니까? 은혜로 허물을 덮는 삶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